김씨잡변/틴더_사용보고서_ver.0.7

만든 물품을 판매하려 만난 건

소시민김씨 2021. 3. 21. 02:31
728x90

 재밌어 보이면 일을 벌이고 봤기에, 친구와 가볍게 엽서와 스티커를 만든 적이 있다. 태양계와 광물이라는 조금은 동떨어진 주제로 제작했는데, 둘 다 예쁘게 잘 나왔다. 사활을 걸고 하지는 않아선가 재고가 아직 남아있어 이걸 어쩌지 싶은 일이긴 해도 여전히 즐거운 추억이다.

 갓 인쇄된 따끈따끈한 엽서와 스티커 세트를 포장도 다 하지 않은 때였다. 블랙 코미디와 경제, 역사, 철학 등을 넘나들며 얘기하다 태양계 엽서를 제작했다는 이야기를 했고, 그는 실물을 봐보고 싶다고 했다. 아유 예 물론이죠 하고 빠르게 약속을 잡았다.

 '한국 여자들 다 똑같이 생겼는데 너는 그렇지 않다'는 뭐라는 거지 싶은 얘기를 들었으나, 가볍게 무시하고 저녁을 먹으며 본론으로 들어갔다. 기쁘게도 첫 고객님이 되어주셨고, 티셔츠로 제작하라는 의견을 적극 들이밀었다. 맘에 드는 수준으로 티셔츠 제작하려면 돈이 얼만데라는 생각과 덕후템인 김에 소수 타깃으로 정말 제작해볼까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동업자 친구에게 제안은 했지만 역시 당시엔 예산 문제로 진행을 할 수 없었다.

 딱히 나에게 시간을 내려고 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종종 느껴지는 싸함에 자연스레 연락이 멀어졌다. 졸업식에서 마주치고, 방송에서 보게 되었을 땐 어라 싶었지만, 세상 이렇게 좁기도 하고 그런 거지 뭐. 엽서랑 스티커는 잘 쓰고 있길. 혹시 더 필요하시면 아직 재고 있으니 연락바랍니다, 껄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