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건 실망을 지나 두려움을 건너 이해하는 과정이 아닐까. 하늘 같던 존재들이 똑같이 그저 한 명의 사람이었음을 알게 되고, 거대하던 모습이 점점 작아지는 것을 마주하며, 결국 나도 시간을 피할 순 없다는 걸 머리로 마음으로 이해하는 과정인 게 아닐까 싶다. "아빠는 뭐든지 될 수 있어!" 조카의 말에 갑자기 울컥 눈시울이 아렸다. 그치 나도 저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지. 저 말을 듣는 오빠는 얼마나 행복할까? 또 동시에 얼마나 부담스러울까? 아마 앞으로도 알 수 없을지도 모르고, 지금의 나로선 알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이겠지. 어린 날의 나에게 부모님은 뭐든지 할 줄 아는 만능 재주꾼에, 무엇이든 답을 아는 척척박사였다. 생각해 보면 지금 내 나이보다 더 어릴 때 오빠와 나를 낳아 기르셨고, 나..